요즘 월급이 한두 달째 밀린 친구가 있어서 걱정하던 차에 대지급금 제도를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산해보니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생각보다 적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정확한 금액 계산은 뒤에 나오는 관련 글에서 다루고, 그래도 한 푼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면 신청 절차부터 제대로 알아야겠다 싶어 이 글은 신청 절차에 집중해서 정리했습니다.
회사가 사라진 상황에서 가장 많이 포기하는 지점이 "파산 신청도 안 했는데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도산등사실인정이라는 별도 경로가 있고, 신청 기한(퇴직 다음 날부터 1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오늘 날짜 기준으로 퇴직일로부터 며칠이 지났는지부터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누구를 위한 글인가
회사가 문을 닫았고, 밀린 월급이나 퇴직금을 못 받은 채 그만두신 분을 위한 글입니다.
이런 경우 국가가 사장 대신 돈을 줍니다. 이 제도를 대지급금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체당금'이라고 불렀습니다.
돈을 준 다음, 국가가 사장에게 그만큼을 받아냅니다. 근로자가 직접 사장을 쫓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는 대지급금 6개월분 확대 (8월 20일 시행)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 글은 어떻게 신청하는지만 설명합니다.
회사가 파산 안 했는데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시는 분이 많아서 먼저 짚고 갑니다.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은 회사만 되는 게 아닙니다.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만 해당하면 됩니다.
-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
- 법원의 파산 선고
- 도산등사실인정 — 고용노동부가 "이 사장은 돈 줄 능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것
3번이 핵심입니다. 법원을 거치지 않고, 고용노동부에 신청해서 받는 인정입니다.
어떤 상태여야 인정되나
신청서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사업이 폐지되었거나 폐지되는 과정에 있으며, 임금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거나 지급이 현저히 곤란하여
즉 완전히 문을 닫은 뒤가 아니어도 됩니다. 문 닫는 중이어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전체 흐름 한눈에 보기
두 번 신청합니다. 헷갈리기 쉬우니 표로 정리했습니다.
법원에서 이미 파산 선고나 회생 개시 결정을 받은 회사라면 1단계를 건너뛰고 2단계로 바로 가시면 됩니다.
전부 다 하면 얼마나 걸리나
최소 51일입니다. (30일 + 14일 + 7일)
다만 각 단계마다 한 번씩 연장될 수 있고, 본인이 동의하면 한 번 더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두 달 이상 걸린다고 생각하시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그래서 빨리 신청하실수록 좋습니다.
1단계 — 도산등사실인정 신청하기
기한이 제일 중요합니다
도산등사실인정의 신청은 근로자가 해당 사업에서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에 해야 하며
퇴직 후 1년. 이걸 넘기면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퇴사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신다면 다른 건 미루고 이것부터 하세요.
혼자 안 하셔도 됩니다
퇴직한 근로자가 2명 이상인 경우 1명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그 외의 근로자는 신청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같이 그만둔 동료가 있다면 한 명만 내면 됩니다. 전부 각자 신청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디에 내나
퇴직 당시 사업장이 있던 지역의 지방고용노동청(지청)입니다. 서식에도 "○○지방고용노동청(○○지청)장 귀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 동네가 아니라 회사가 있던 동네 기준입니다.
관할 관서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moel.go.kr)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관 소개 → 조직안내 → 소속기관 → 관할관서 찾기 순서입니다.
신청서에 뭘 적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서」(별지 제1호서식) 한 장입니다.
내 정보
-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주소
- 퇴직한 날 (마지막으로 근무한 날)
- 체불액 — 총액을 적고, 항목별로도 나눠 적습니다 (임금 / 휴업수당 / 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 / 퇴직급여등)
회사 정보
- 사업장명, 사장 성명(법인이면 대표자), 사업자등록번호, 전화번호
- 사업의 종류 — 건설업·운송업·도매업·소매업·서비스업이면 그 업종을, 그 밖에는 "일반산업"으로 적습니다
- 상시근로자수 — 300명 이하 / 300명 초과
- 소재지 — 본사와 사업장을 나눠서
체크할 것 세 가지
모르는 건 비워두셔도 됩니다
사업개시일이나 사업정지일을 모르실 수 있습니다. 서식 작성방법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해당하는 날짜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빈칸으로 둡니다.
"재판상 도산의 신청 여부"에도 "모름" 선택지가 있습니다. 사장이 파산 신청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첨부서류는 두 가지뿐입니다
- 해당 사업주 사업이 폐지되었거나 폐지되는 과정에 있으며, 임금등을 지급할 능력이 없거나 지급이 현저히 곤란하다는 사실을 기재하거나 증명하는 자료(해당 사실의 기재나 증명이 가능한 경우로 한정합니다)
- 공인노무사 지원신청서 (지원받으려는 경우만)
1번을 잘 보세요. "기재하거나"입니다.
증명 서류를 못 구하면 아는 대로 적어서 내면 됩니다. 그리고 "기재나 증명이 가능한 경우로 한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마저 어려우면 첨부하지 않아도 신청이 막히지 않습니다.
수수료는 없습니다.
그다음엔
접수(민원실) → 사실확인(근로개선지도과) → 결재(청장·지청장) → 통보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리 기간은 30일입니다. 결과는 「도산등사실(인정·불인정) 통지서」로 알려줍니다.
2단계 — 대지급금 청구하기
인정을 받으셨다면 이제 실제로 돈을 청구합니다.
여기도 기한이 있습니다
도산대지급금 지급청구서는 해당 사업주에 대하여 파산선고등이 있거나 도산등사실인정이 있는 날부터 2년 이내에 별지 제4호서식의 대지급금 등 확인신청서와 함께 지방고용노동청(지청)에 제출해야 합니다.
인정받은 날부터 2년입니다. 1단계의 1년과는 다른 기한이니 헷갈리지 마세요.
서류 두 장을 함께 냅니다
- 도산대지급금 지급청구서 (별지 제3호서식)
- 대지급금 등 확인신청서 (별지 제4호서식)
둘을 함께 내야 합니다. 하나만 내면 안 됩니다.
청구서에 뭘 적나
-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 대지급금 구분 — 임금 / 휴업수당 / 출산전후휴가기간 중 급여 / 퇴직급여등
- 통지 방법 — 문자메시지 / 우편
- 입금받을 계좌 (예금주, 은행, 계좌번호)
- 대상 사업주 정보
이 청구서는 첨부서류가 없습니다. 서식에 "없음"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받기까지
지방고용노동청이 요건을 확인해서 「대지급금 등 확인통지서」를 보내줍니다. 처리 기간 14일입니다.
요건을 충족하면 서류가 근로복지공단으로 넘어가고, 공단은 7일 이내에 돈을 보냅니다.
사장이 협조하지 않을 때
도산한 회사 사장이 순순히 서류를 떼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연락이 아예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사장이 어디 있는지 모릅니다
신청서에 이 항목이 있습니다.
사업주의 소재파악 여부 — 소재 파악 가능 / 소재 파악 불가능
"불가능"에 표시하시면 됩니다. 제도가 이미 이런 상황을 전제하고 만들어져 있습니다. 근로자가 사장을 찾아내야만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서류를 안 떼줍니다
앞서 본 첨부서류 조항이 답입니다. 증명하는 자료가 아니라 "기재하는" 자료도 됩니다. 아는 대로 적어 내시면 됩니다.
사장 재산은 국가가 조사합니다
법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부동산 등기, 자동차, 사업자등록, 보험료 납부 내역까지 국가가 조회합니다.
정리하면, 사장에게 매달릴 필요가 없습니다. 근로자가 할 일은 신청서를 내는 것까지입니다.
서류 작성이 어렵다면 — 무료로 도와줍니다
공인노무사가 대신 작성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비용은 국가가 냅니다.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꼭 챙기세요.
누가 받을 수 있나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상시근로자 10명 미만 사업장에서 퇴직한 근로자
- 월평균보수가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금액 이하
상시근로자수는 신청일이 속한 달의 직전 달 이전 최종 6개월 동안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무엇을 도와주나
대지급금 청구서 작성, 사실확인 등에 관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신청하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서의 ④번 항목에 "희망"으로 표시하고, 「대지급금 관련업무 공인노무사 지원신청서」(별지 제6호의2서식)를 함께 내면 됩니다.
별도 절차가 아니라 처음 신청할 때 같이 하는 것입니다.
압류 걸린 통장이 있어도 받을 수 있습니다
빚 때문에 통장이 압류되어 있으면 "받아도 바로 뜯기는 것 아닌가" 걱정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지급금은 압류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고(제11조의2), 압류방지 전용계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전용계좌가 이미 있다면
청구서의 계좌번호란에 그 계좌를 적으시면 됩니다.
전용계좌가 아직 없다면
청구서 작성방법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계좌번호란에 계좌번호는 기재하지 않고 "압류방지 전용계좌"에만 표시한 다음, 담당 금융기관에서 대지급금수급계좌를 발급받은 뒤 해당 계좌의 통장사본을 관할 근로복지공단 지역본부 또는 지사로 송부하면 대지급금을 압류방지 전용계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지금 계좌가 없어도 청구부터 하시면 됩니다. 체크만 해두고, 나중에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 통장 사본을 공단에 보내면 됩니다.
도움받을 곳
- 근로복지공단: 1588-0075
-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moel.go.kr → 기관 소개 → 조직안내 → 소속기관 → 관할관서 찾기
법적 판단이 필요하거나 사정이 복잡하다면 관할 노동관서의 근로감독관에게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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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제11조의2·제13조·제14조·제23조·제28조·제30조,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제9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제8조 및 별지 제1호·제3호·제4호·제6호의2서식, 고용노동부(moel.go.kr), 근로복지공단(comwel.or.kr). 개별 사안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또는 근로복지공단(1588-0075)에 확인해 주세요. 본 글은 2026년 8월 2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