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는 10월 아파트 잔금을 치를 예정이던 한 직장인은, 9일 아침 부동산 중개소와 국민은행 지점을 오가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원래는 국민은행에서 5억원을 빌려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는데, 은행이 10일부터 주담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자금 계획이 통째로 틀어진 것이죠.
급한 마음에 잔금일을 8월로 앞당긴 계약서를 들고 대출 서류를 서둘러 내려 했지만, 매도자 측과 일정을 맞추지 못해 결국 실패했습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판단에, 매도자에게 잔금일 조정을 사정해보려는 상황입니다.
이런 혼란은 이 직장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행 발표 이튿날인 9일 오전, 국민은행 비대면 주담대 신청은 139건으로 전날(75건)의 두 배 가까이로 몰렸습니다. 기존 6억원을 빌려 집을 사려던 사람은 한도가 3억원으로 줄면서 갑자기 3억원을 더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입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핵심 요약)
KB국민은행이 7월 10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6억원 → 3억원으로 축소합니다. 규제가 없던 비규제 지역도 3억원으로 묶입니다. 신한·하나은행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해 개인별 대출 가능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관리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여러 은행이 대출모집인 채널을 조이면서 신규 접수를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습니다. 주담대 금리는 최고 **연 7.37%**까지 올라 4%대 금리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은행별 대출 조이기 현황 정리
은행주요 조치시점KB국민주담대 최대한도 6억→3억 축소, 모기지보험 취급 중단7/10부터신한MCI·MCG 가입 일시 중단(서울 기준 최대 약 5,500만원 한도 감소), 모집인 채널 조기 소진돼 신규 접수 중단(8/3 재개 예정)7/10부터하나모기지보험 취급 중단, 일부 모집인 채널 제한진행 중우리일부 모집인 채널 제한(모기지보험은 아직 취급)진행 중NH농협지난달 한도 소진 후 접수 미재개진행 중부산(지방)지방은행 최초로 모집인 신규 대출 접수 중단7/2부터
모기지보험(MCI·MCG)은 소액임차보증금을 공제하지 않고 주담대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보증상품입니다. 가입이 막히면 그만큼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듭니다.
우리은행은 아직 모기지보험을 취급하고 있어, 대출 수요가 우리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은행별로 조이는 강도가 다르다 보니, 차주들이 대출 가능한 은행을 찾아 옮겨 다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돈 빌리기가 어려워진 것에 더해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형 금리(금융채 5년물 기준): 연 4.66~7.37% 5월 말과 비교해 하단 0.40%p, 상단 0.27%p 상승 신한·하나은행을 제외하면 4%대 주담대 금리는 거의 사라진 상황
은행들은 왜 갑자기 조일까?
핵심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입니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8조 3,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전월(9조 3,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4월(3조 5,000억원)이나 연초 12조원대와 비교하면 확연한 상승세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4조 5,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더 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끝난 5월 9일 이전에 몰린 주택 거래가, 23개월 뒤 잔금 시점에 주담대로 반영되면서 6월 수치가 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값이 74주 연속 상승(7월 첫째 주 0.30%↑)하며 실수요를 자극하는 점도 배경입니다. KB국민은행이 한도를 절반으로 줄인 것도, 상반기엔 가계대출이 역성장했지만 5~6월 증가세가 가팔라져 연간 목표치를 넘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조여질까? — 추가 규제 예고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추가 규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한도 축소를 검토하지 않은 신한·하나·우리·농협도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사내대출에 대해서도 당국이 '1순위 근저당권 설정, 원리금 분할상환, 다주택자·고가주택·주택면적 제한' 등 기업의 자율 관리를 요청했습니다. 회사가 사내대출에 1순위 근저당권을 걸면 은행 대출 가능액이 크게 줄어, 사내대출과 은행 대출을 함께 받는 '영끌'이 어려워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수요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잔금·이사 일정이 임박한 경우라면, 한도 축소 시행일 전에 대출 서류 제출이 가능한지 은행에 즉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은행은 7/10부터 적용) 은행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한 은행에서 막혔다고 포기하지 말고, 아직 여유가 있는 은행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총량 관리로 조건이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집단대출(중도금·잔금·이주비)·기금대출·보금자리론·전세사기 피해자 대출 등은 이번 국민은행 한도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본인 대출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